신혼집에 들어오고나서 남편은 종종 "서울 사람들은 서로 인사도 안한다"고 투덜대곤 했다. 하긴 나도 어렸을 때는 엄마가 시키는대로 모르는 어른에게도 꼬박꼬박 인사를 했던 것 같은데, 요즘 누가 그래? 아마 도시화랄까 미래화랄까 개인주의랄까 뭐 그런류의 바람이 지방에는 조금 늦게 부는 탓일거야, 서로 모르고 사는게 편하지,하고 쉬이 넘겨버린 후 벌써 2년이 넘게 이 집엘 살고 있다. 

그리고 지지난주던가 퇴근길 남편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길에 9층 아주머니(내 또래일지도 몰랐다)가 새로 이사온 모녀에게 반갑다며 인사를 건네고, 우리에게 '여기도 새로 오셨나보네' 하고 말을 건네는데 좀 민망한 기분이 들었던거다. 그러고보니 앞집 교수님 가족이 이사나간 후로 이 아파트에 아는 이웃이라고는 정말 한 집도 없다. 다들 이렇게 사는줄 알았는데 요근래 엘리베이터에서 아이폰을 보는척하며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보니 서로 인사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 적잖이 충격을 받았다.

아파트 이웃이나 커뮤니티같은건 네이버 지역맘 카페로 재탄생되거나, 아니면 경로당 어르신들 사이에서나 남아있는 사라진 도시전설 같은 것쯤으로 여겨왔는데 이렇게 버젓이, 잘 존재하고 있었던거다. 결과적으로 요즘 나는 내가 경우 없거나 너무 무신경한 사람이 아닌걸까 고민스럽다. 굳이 변명을 하자면 일단 무지했고, 본래 사회성이 좀 떨어지고, 그래서 알고 지내는 이웃이 생긴다는게 부담스러웠어요. 나쁜 뜻은 없었습니다.

사회성이란 것이 학교 생활할 때 가장 필요한 것 같지만 30대, 40대가 되어도 또래집단은 존재하고 그 나이때에 요구되는 '어른스러움'이란 기실 사회성과 80% 정도는 동의어가 아닌가 싶다. 어른이 된다는건 생각보다 힘들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 . 당분간 엘리베이터 안에서 숙제가 밀린 아이같은 마음이 될 것만 같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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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랫만에

Routine 2016.07.05 17:36

드디어 비밀번호를 찾아서 로그인했다. 블로그 주소도 가물가물해질 정도로 오랫만이네..

가끔 오픈된 공간에 글쓰기가 부담스러울 때 숨어들어올 수 있을 것 같아, 뭐 늘 그렇듯이 분류하고, 정리하는 것은 잘 못하니까 뒤죽박죽 원칙없이 써나가기로 한다.

나도 원체 게으른 사람이지만, 그래도 이제 나이가 웬만큼 들고나니 빨리 해두어야 할 것에 대한 개념이 좀 생기더라. 소중한 사람들을 몇 보내고, 이제 잘해주고 싶어도 잘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그래 할 수 있을 때 마음만큼 챙겨주어야 나중에 너무 미안하고 마음 아프지 않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으니까. 이것도 내가 돈을 벌 때에나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얼른 해둬야지, 싶은 마음도.

지난주에는 지인의 위시리스트를 보고(인터넷세상의 편리함에 새삼 감사하며) 겸사겸사 아주 작은 선물도 하나 미리 사두었다. 선물이라고 말하기도 초라한 그것은, 그녀를 언제 만나게 될지 모르므로 늘 가방에 고이 넣어 다니고 있지.

유효기간 지난 축하와 선물들이 얼마나 서운한 것인지 잘 알기에 이 물건은 어쨌든 조만간 전달해야 하겠다. 한번도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보지 못한 사람은 이런 이야기, 어렵겠지. 아니면 그냥 옆에 있는 누군가가 정말 소중한 존재가 아닐수도 있다던가. 

지난 주말 이제는 없어져버릴 옛 내 방을 정리하다 예전 남자친구가 내 생각이 나서 사왔다던 길거리표 머리핀이 너무 고마웠다는 일기를 봤는데, 십몇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아직 그보다 멋진 선물을 받아보지 못했다. 여전히 성의와 정성어린 마음이 최고의 가치라 믿는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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Weekend

Routine 2013.02.05 11:01

 

노트북 사니 편하다.

폭신의자에 앉아서 미드보는 일상.

Girls는 HBO에서 20대 버전 SATC를 표방하며 만든 드라마인데, 시즌1까지는 무지 신선하고 재밌었지만 기대했던 시즌2는 산으로 가고있다.....

 

축 쳐져있던 일요일.

잠시 마실나가서 즐거웠다는~ 나갈즈음에는 눈이 솔솔 오더니 나중엔 펑펑 눈폭탄이......

일요일을 어떻게 보내야하는가는 항상 고민이다. 보통 금요일과 토요일을 빡세게 보내게되기 때문에, 일요일은 그냥 집에서 빈사 상태로 보낼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든 나가서 뭘 좀 해야하는가.. 근데 날은 춥고 챙겨입고 나가기 귀찮고 또 저녁때쯤 들어와서 내일 출근할 생각하면 ;미@ㄲ%%^&*$ 이런 마음이 되기 때문에-

암튼 주말은 소중하다는게 결론. : )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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